글랜 알브레히트(Glenn Albrecht)의 신조어인 ‘솔라스탤지어(solastalgia)’는 환경 위기로 인한 장소의 상실감, 즉 여전히 자기 집 환경(home environment)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느끼는 향수(homesickness)를 말한다. 솔라스탤지어(solastalgia)는 노스탤지어(nostalgia)에서 유래하지만, 이 때 ‘sol’은 ‘solace(위안)’와 ‘desolation(황폐함)’의 개념에 기원한다. 따라서 솔라스탤지어는 “고향과 영토의 현재 상태와 연결된 지속적인 위안의 상실과 황폐함에 대한 감각이 가져오는 고통 또는 괴로움”(Albrecht, 2020: 11)을 뜻한다. 노스탤지어는 공간에서 탈-위치화(dislocated)되어 느끼는 향수(nostalgia)라는 점에서 솔라스탤지어는 차이가 있다(Albrecht, 2019: 39).
알브레히트는 솔라스탤지어가 생겨나는 요인들을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솔라스탤지어의 자연적 요인으로는 가뭄, 화재, 홍수는 등을 들 수 있고, 인위적 요인으로는 전쟁, 테러, 토지 개간, 채굴, 급격한 제도 변화, 젠트리피케이션 등을 들 수 있다. 그는 이 개념이, 물리적 환경의 변형이나 파괴가 개인적·공동체적 정체성과 통제감을 약화시키는 힘들에 의해 경험되는 모든 맥락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Albrecht, 2019: 39).
솔라스탤지어는 심리학, 정신의학, 지리학, 공중보건학, 사회학, 인류학, 문학, 영화, 환경과학 등과 같이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정신 건강에 관련되어 연구되고 있다(Albrecht, 2019: 41). 일례로, 도시에 관광객이 늘어나게 되면서, 원거주자들이 관광으로 인한 도시 변화에서 우울과 고통으로 솔라스탤지어를 체험한다(이시은, 심창섭, 2025: 26). 나아가 마크 베코프(Marc Bekoff)는 장소와 관련하여 생기는 상실감을 동물에게도 적용한다. 그는 『동물들의 정서적 삶』(The Emotional Lives of Animals)에서, 비인간 생명들도 우리의 공동체적 풍경의 일부이기 때문에, 우리가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를 침식할 때 솔라스탤지어를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Albrecht, 2019, 47).
<참고자료>
이시은, 심창섭, 「도시민의 관광영향인식과 솔라스탤지어: 장소애착의 조절효과」, 『관광연구저널』. 39(3), 2025, pp. 17-29.
Albrecht, Glenn, Earth Emotions: New Words for a New World, Ithaca, NY, London: Cornell University Press, 2019.
Albrecht, Glenn, “Negating Solastalgia: An Emotional Revolution from the Anthropocene to the Symbiocene”, American Imago, 77(1), 2020, pp. 9–30.
작성자: 현남숙(전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