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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근원적 생산성으로서의 공간(셸링의)
  분류 : 공간철학
  영어 : Raum als ursprüngliche Produktion der Natur(space as original production of nature)
  한자 : 自然의 根源的 生産性으로서의 空間


셸링에게 공간은 자연철학에 근거한다
. 사변적 자연학(die spekulative Physik)으로서의 자연철학은 자연을 자립적인 것으로서 정립한다.”(Schelling,2004:30). 자연은 그 자체로 생산적이기 때문에 능산적 자연(natura naturans)이어야 한다. 따라서 셸링은 자연을 주체로서 뿐만 아니라 근원적 생산성으로 간주한다.(Schelling,2004:41). 셸링의 의도는 모든 것을 자연력에서 설명”(Schelling,2004:31)하면서도 자연을 실재론적으로 구성하는 데 있다. 그와 같은 설명방식은 기계론적이거나 선험철학의 길이 아니라, 사변적 자연학에 의한 동역학적 길이다. 동력학의 테제에 의하면 첫째, 운동이 정지로부터 나올 수 있다. 둘째, 자연의 정지에도 운동이 있으며. 셋째, 모든 기계적 운동은 근원적 운동으로부터 도출된 이차적 운동이다. 넷째, 근원적 운동은 자연일반을 구성하는 제1요소들인 근원력(die Grundkräfte)으로부터 유래한다(Schelling,2004:32). 이러한 셸링의 동역학적 가정들은 충만한 공간에서도 어떻게 운동이 발생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 근본적으로는 무제약자(das Unbedingte)가 전제되어야만 한다.

셸링에 의하면 무제약자는 존재 자체인데, 존재 자체는 어떠한 유한한 생산물 안에서도 자신을 완전하게 나타내지 않는다.”(Schelling,2001:77). 무한자에서 유한자로의 이행은 자연에서 생기는 현실적 근원행위(die Urhandlung)이며, 공간 역시 이를 통해서만 창출된다. 셸링에게 무제약자는 생산적 직관으로서의 지적 직관을 통해 직접적으로 파악된다. 셸링에게 지적 직관은 피히테처럼 의식의 주관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무제약자를 체험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셸링이 공간을 외감이 스스로를 객체가 되게 하는 직관”(Schelling,1992:136)이라고 규정한 것도 의식주체에 의해 구성된 공간에 대한 비판을 포함한다.

자연철학에서는 잠세력(die Potenz)을 통해 질료와 더불어 존재하는 충만한 공간이 존재한다. 우리가 자연현상을 체험할 수 있는 이유는 자연현상의 잠세력이 경험세계에 상응한다는 데 있다. 질료는 공간적으로 연장된 크기로서의 경험을 포괄한다. 따라서 질료의 현존이라는 잠세력”(Schelling,1856:308)을 철저하게 구성하는 일은 자연철학의 과제이다. 질료의 실재적 구성에 의하면 질료란 생산적 활동에 의해 생산된 근원적인 생산물이다. 동역학적 관점에 의하면 인력, 척력, 중력과 같은 힘들은 각각의 독립성 안에서 자연을 공간의 특정한 생산물로 만든다. 두 개의 대립된 힘은 서로 고립된 물체와 연관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정의 주체로서의 우주적 자연과도 연관된다. 그렇게 되면 우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힘도 외부로 나가는 힘인 반발력(die Repulsive Kraft)과 내부로 작용하는 힘인 매력(die attraktive Kraft)으로 구성된다.(Schelling,1859:13). 힘의 이중성은 사실 모든 생산물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만일 충만한 공간의 질료가 자신의 생산성을 통해 나타난다면, 질료란 반발력과 매력, 그리고 양자의 종합에서 구성되는 활동적 생산과정이 만들어낸 생산물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질료는 잠세력을 통한 충만한 공간에서 발생한다. 잠세력은 특수한 질료의 발생, 즉 질의 발생을 통한 동역학적 과정의 현상방식인 빛으로 나아간다.

셸링에게 공간이란 질료, 빛 그리고 유기체를 관통하는 충만한 장소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무기적 자연에서부터 유기적 자연으로까지 자연의 모든 과정을 잠세력을 통해 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셸링의 공간개념은 실재론적으로 구성된 것일 뿐만 아니라, 총체성을 이루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공간을 총체성이라고 규정할 수 있으며 우주 자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우주 자체야말로 가장 충만한 공간일 뿐만 아니라, 단순히 생산물로서의 공간을 넘어서서 절대적 동일성에 기초한 무제약자의 모습일 것이기 때문이다(Schelling, 권 기환 옮김, 2010:55).


<참고문헌>
Schelling, Friedrich Wilhelm Joseph, Erster Entwurf eines Systems der Naturphilosophie, Stuttgart-Bad Cannstatt : Fromann-Holzboog, 2001.
Schelling, Friedrich Wilhelm Joseph, Einleitung zu Entwurf eines Systems der Naturphilosophie, Oder: Über den Begriff der spekulativen Physik und die innere Organisation eines Systems dieser Wissenschaft, Stuttgart-Bad Cannstatt : Fromann-Holzboog, 2004.
Schelling, Friedrich Wilhelm Joseph, System der transzendentalen Idealismus, Hamburg : Felix Meiner, 1992.
Schelling, Friedrich Wilhelm Joseph, System der gesammten Philosophie und der Naturphilosophie insbesondere(Würzburger Vorlesungen), Stuttgart/Ausburg: J.G. Cotta‘scher Verlag, 1859.
Schelling, Friedrich Wilhelm Joseph, 권 기환 옮김, 나의 철학체계의 서술, 서울 : 누멘, 2010.

작성자 : 권기환(홍익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