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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분류 : 도시의 이념과 모델
  영어 : Innovative City
  한자 : 革新都市


혁신은 경제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으로서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운 시장, 신기술, 신제품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Schumpeter, 1942). 198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혁신은 개별 기업에서 순차적으로 수행되는 활동으로 이해되었다. 즉, 연구소에서 신기술, 신제품이 개발되고, 공장에서 대량생산되며, 최종적으로는 시장에 판매되는 한 과정이 혁신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혁신이 개별 기업에 의한 연구개발뿐 아니라 기업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창출된다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로젠버그와 넬슨(Rosenberg & Nelson, 1994)은 대학이나 기업 연구소와 같은 기초연구소가 기술혁신의 30% 정도만을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과거의 선형적 혁신 모델이 부정되고, 경제 주체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혁신이 창출되는 것으로 파악하는 “상호작용 모델(interactive model)”이 주목받으면서 혁신에 대한 논의는 혁신체계(innovation system)연구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국가별 혁신체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국가 단위의 혁신체계는 그 내부에 포함되어 있는 산업이 다양하고 경제 주체간의 상호작용을 위한 공간적 근접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분석에 적합지 못한 단위로 여겨지게 되었다(OECE 1999; 김선배, 2001). 따라서 1990년대 후반부터는 도시 단위의 혁신체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이후 혁신체계론은 산업지구론(industrial district)과 혁신환경론(innovation milieu)의 논의가 결합되어 지역혁신체계 연구로 이어지게 되었다.

산업지구론은 마샬(Marshall)의 “특정 지역에 유사한 성격을 지닌 소규모 기업의 집중을 통해 대량생산 못지않은 효율성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마샬의 논의는 이후 산업 간의 관계망을 중시하는 클러스터 논의로 발전되었다. 소기업의 집중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한 지역으로는 제3이탈리아 지역, 미국의 실리콘밸리, 독일의 바덴뷔르템베르크 등이 꼽힌다. 혁신환경론은 포터(Porter, 1990)의 논의에 기반한 것으로 지역의 인프라, 자원, 제도 등의 지역 환경이 산업의 혁신력과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논의가 결합된 것이 혁신도시이다.

혁신도시는 “산・학・연・관 등 혁신주체들에 의해 새로운 가치와 이념이 창출되는 창조성과 주체들 간 상호협력적 네트워크 또는 민주적 거버넌스 체계를 기반으로 하여, 지역여건의 변화과정에 부합하는 진화단계별 내생적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미래형 지식기반도시”로 정의된다(황희연, 박종광, 2006). 즉, 혁신도시란 각 혁신 주체 간 상호작용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으며, 각 주체들이 수평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곳이다. 한국에서 혁신도시에 가장 가까운 곳은 대덕테크노밸리이다. 초창기 대덕연구단지 시절에는 연구기관만 밀집되어 있어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기능이 미약하였다. 이러한 단점은 2008년 이후 400여개의 기업이 대덕테크노밸리에 입주함으로써 보완되었다.

하지만 많은 정책보고서에서 혁신도시는 이론적 의미와는 다르게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혁신도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되었는데, 주된 골자는 공공기관 및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여 이를 새로운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방으로 이전된 각 기관들의 혁신 연계효과는 낮은데, 연구기관과 상호작용할 기업체가 해당 지역 내에 과소하거나 분야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OECD, Boosting Innovation: The Cluster Approach, 1999.
Rosenberg, Nathan, and Richard R. Nelson. "American universities and technical advance in industry." Research policy 23.3, 1994.
권영섭, 박경현 「혁신도시 조성과제와 혁신주체별 역할」, 『충북개발연구』, 제 17권 1호, 2006.
김경아, 「지역산업구조와 협력네트워크가 시장선도적 기술혁신에 미치는 영향」, 『한국거버넌스학회보』, 제 15권 1호, 2008.
김선배, 「지역혁신체제구축을 위한 산업정책모형」, 『지연연구』, 제 17권 2호, 2001.
황희연, 박종광 「혁신도시의 혁신체계 기본모형 개발과 오송생명과학도시 사례 적용」, 『국토계획』, 제 41권 5호, 2006.

작성자: 김상현(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