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마우스™는 암을 일으키는 DNA를 이식한 채 태어난 최초의 특허를 받은 유전자 변형(transgenetic) 생물체이다(Donna Haraway:2004:273). 앙코마우스는 앙코진(oncogene)이라 는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이식된 실험실 쥐다. 그것은 하버드 의학부의 필립 레더(Philip Leder)와 샌프란시스코의 티모시 스튜어트(Timothy Stewart)에 의해 발명되었다. 그들은 1988년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앙코마우스에 대한 특허권을 발행받았는데, 이는 살아있는 생명체에 대한 세계 최초의 특허였다. 이후 하버드는 그 특허권을 상업적 개발을 위해 듀폰(E. I. du Pont de Nemours & Co)에 양도하였다. 듀폰사는 처음부터 유전학과 암에 관한 그 연구의 주요한 후원자였다(Donna Haraway:2018:80, 176).

생물학자이자 철학자인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는 『겸손한 목격자』(Modest_Witness@Second_Millennium.FemaleMan_Meets_OncoMouse: Feminism and Technoscience)에서 앙코마우스™를 생물기술과 유전공학의 장에서의 대표적 형상(figure, 형상 또는 비유)이자 모든 기술의 제유(synecdoche)로 차용한다(Donna Haraway:2018:22). 그리고 앙코마우스™를 기술과학 시대의 주요한 형상으로 제시한다. 이는 앙코마우스™가 근대 이후 가정되어 온 문화/자연, 인간/동물과 같은 이항대립을 비판하기에 적합한 도구이자, 생명 및 유전자원의 소유와 인간을 위한 실험동물의 사용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앙코마우스™는 실험실에서 태어난 인공 생명체로 자연과 문화의 경계를 뒤흔든다. 앙코마우스™에서 ‘™’은 인공 생명체에 대한 특허권을 의미한다(Donna Haraway:2018:108). ‘자연이 없는 자연’의 거주자인 앙코마우스™는 ‘자연의 조작의 실례’이자 ‘기업화된 자연’이다(Donna Haraway:2018:102). 이 점은 오늘날과 같은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근대성의 토대였던 자연과 문화의 경계선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또한, 앙코마우스™는 인간과 비인간의 종의 순수성에 도전한다. 린네 이후로 종의 순수성은 자연의 외피에 의해 보호되는 자연적 실재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앙코마우스™는 인간의 유방암 유전자가 이식된 유전자 변형을 거쳐 태어난 생물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앙코마우스™는 인간 특히, 유방암에 걸린 여성과 ‘자매’이다(Donna Haraway:2018:79). 이와 같은 유전자 변형 유기체의 경계횡단은 종/인종적 순수성에 사로잡혀 있는 서양문화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다(Donna Haraway:2018:60).

그밖에, 앙코마우스™는 생명체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듀폰사의 상품으로 생명 또는 유전자원의 소유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다. 해러웨이는 동물, 인간 유전자, 식물 유전물을 특허화하는 것을 비판하지만, 생명기술 전체를 이익이나 착취의 관점에서 보는 것 또한 경계한다(Donna Haraway:2018:62). 또한 해러웨이는 여성의 유방암 치료를 위한 앙코마우스™의 이용에 관해 실험동물의 희생에 관해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지만, 동물실험 전체를 부정하는 입장과는 거리를 둔다(Donna Haraway&Thyrza Goodeve:1998:147).

참고자료

Donna Haraway & Thyrza Goodeve, How Like a Leaf: An Interview with Donna Haraway, Routledge, 1998

Donna Haraway, The Haraway Reader, Routlege, 2004

Donna Haraway, Modest_Witness@Second_Millennium. FemaleMan_Meets_OncoMouse: Feminism and Technoscience, 2nd edition, Routledge, 2018(도나 해러웨이, 『겸손한_목격자@제2의_천년.여성인간ⓒ_앙코마우스™를_만나다』, 민경숙 옮김, 갈무리, 2007)

작성자: 현남숙(성균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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