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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문학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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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빈민, 도시하층민
  분류 :
  영어 : urban poor
  한자 : 都市貧民, 都市下層民,

도시의 불안정취업층으로서 가계소득이 낮아 빈곤한 가구를 지칭한다. 도시빈민을 정의하는 방식은 제도적 접근, 소득에 따른 접근, 부문론적 접근, 정치경제학적 접근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제도적 접근방법은 절대적 빈곤개념에 의해 도시빈민을 정부가 보호하는 생활보호대상자로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절대적 빈곤개념에 의거해 1990년 정부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도시빈민은 전체 인구의 7.7%인 331만 5,000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 접근은 식품비·주거비·피복비 등에서 최저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용역이 무엇인지를 규정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절대적 빈곤개념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수요의 구체적 선정에 많은 임의성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소득에 따른 접근방법은 사회 전체의 평균생활수준을 기준으로 도시의 저소득층을 도시빈민으로 파악하는 방식이다. 제도적 접근이 절대적 빈곤개념에 의한 것이라면, 이 접근은 상대적 빈곤개념에 의한 것이다. 상대적 빈곤을 계산하는 데는 소득계층별로 하위 20% 또는 40%를 빈곤계층으로 정의하는 방법, 전체 평균소득의 1/2이나 1/3 이하를 빈곤계층으로 정의하는 방법이 흔히 쓰인다. 경제기획원(지금의 재정경제원)의 발표에 따르면 1990년 1/4분기 중 우리나라 도시근로자 가계의 월평균소득은 88만 4,200원인데, 상대적 빈곤개념에 따라 도시근로자 전체 평균소득의 1/2 또는 1/3인 가구를 도시빈민으로 정의한다면 월평균소득 44만 2,100원 또는 29만 4,700원인 가구가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상대적 빈곤개념은 경제성장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가 중요해짐에 따라 절대적 빈곤개념의 대안으로 나타난 것이지만, 기존 생활수준의 일정비율을 선정하는 것은 임의적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부문론적 접근방법은 도시비공식부문에 의거해 도시빈민의 규모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접근 또한 비공식부문을 어떻게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어떠한 추정방식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규모가 달라지며, 도시비공식부문 종사자들이 모두 도시빈민은 아니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끝으로 정치경제학적 접근방법은 마르크스의 상대적 과잉인구론에 의거해 도시빈민의 생성원인과 그 사회적·경제적 기능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따르면, 도시빈민은 생산자와 생산수단의 역사적 분리과정인 본원적 자본축적에 의해 농민으로부터 너무나 빨리 만들어져 새로이 일어나는 공장제수공업에 흡수될 수 없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으로 형성된다. 그리고 일단 완성된 자본주의적 축적과정에서는 축적규모에 비례해 자본의 평균적인 증식욕구에 필요한 것 이상의 상대적 과잉노동자인구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대적 과잉인구에는 유동적·잠재적·정체적 형태와 피구휼빈민이 있는데, 도시빈민은 주로 불안정취업층인 정체적 과잉인구와 피구휼빈민을 가리킨다. 이러한 정치경제학적 접근은 도시빈민이 노동자계급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존재임을 밝혀주며, 제3세계의 경우 선진자본주의 국가에 의한 산업화의 결과 상대적 과잉인구가 대규모로 존재하게 되어 도시빈민이 광범위하게 형성된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