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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톨로지 / 루돌로지
  분류 : 디지털도시와 문화적 재현
  영어 : Narratology / Ludology
  한자 : 敍事學 / 遊戲學


1990년대 들어 디지털게임이 점차 보편화되어가며 이를 뉴미디어로서 다루고자 하는 학술적 움직임들 또한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에 걸쳐 디지털게임을 인문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관한 논쟁이 있었고, 이 논쟁의 두 축을 이룬 접근법을 각각 내러톨로지, 루돌로지라고 부른다.

내러톨로지는 서사학이라는 단어의 의미대로 디지털게임을 내러티브의 확장과 변형으로서 이해하고자 한다. 자넷 머레이Janet Murray등은 디지털게임이 상호작용이라는 방식을 통해 기존의 서사매체와는 다른 비선형적 서사를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통해 소설, 영화 이상의 서사를 전달할 수 있음을 주장하며 디지털게임에 대한 최초의 인문학적 해석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동시에 내러톨로지는 디지털게임의 다양한 가능성을 서사라는 특정한 방식에 국한시킨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테트리스>와 같은 비서사적 게임들은 내러톨로지의 분석대상에서 제외되었으며,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지는 롤플레잉 게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내러톨로지의 접근은 게임연구가 아닌 서사연구의 확장판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내러톨로지의 한계를 비판하며 주창된 루돌로지는 놀이를 가리키는 라틴어 루두스Ludus를 차용한 용어로, 1999년 게임연구자 곤잘로 프라스카Gonzalo Frasca가 처음 제안한 용어다. 내러톨로지를 통해 디지털게임에 대한 접근이 서사매체의 하위분류로 이뤄지는 것에 반대하며 루돌로지는 본격적으로 디지털게임 자체를 독립된 연구분야로서 다루고자 하는 시도였으며, 에스핀 올셋Epsen Aarseth과 같은 학자들에 의해 서사성을 포함하지 않은 디지털게임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수용자의 행위와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는 놀이 행위로서의 디지털게임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20세기에서 21세기에 걸치는 기간동안 이루어진 내러톨로지, 루돌로지 논쟁은 게임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의 기초를 다룬 의미깊은 논쟁이었으나 논쟁의 성과들이 유의미한 후속 연구를 만들지는 못했다는 평가들 또한 존재한다. 내러톨로지는 디지털게임의 서사성에만 주목한 나머지 비서사적 게임들을 도외시했으며, 루돌로지는 내러톨로지가 가진 경직성에 대한 비판은 유효했으나 이후 무엇이 루돌로지 기반의 게임 연구인지를 정립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참고문헌

Aarseth, Espen. “Cybertext: Perspectives on Ergodic literature”. 1997. (류현주 옮김. 사이버텍스트. 글누림. 2007).

Murry, Janet. “Hamlet on the Holodeck: the Future of narrative in cyberspace”. 1997(한용환, 번지역 옮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안그라픽스, 2001).

윤태진, 디지털 게임문화연구,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작성자: 이경혁 (드래곤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