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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루덴스
  분류 : 디지털도시성
  영어 : Homo Ludens
  한자 : 遊戱的 人間


호모 루덴스Homo Ludens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주요한 특징으로 놀이Ludus를 꼽는 라틴어로, 놀이하는 인간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이 단어는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Juhan Huizinga의 저서 제목으로 유명해졌다.

하위징아는 기존의 역사들이 주로 정치와 권력, 경제와 생산의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문화 현상 안에서 나타나는 놀이라는 영역을 지나치게 도외시했다고 비판하며 놀이에 대한 역사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위징아에게 있어 놀이는 특정한 시공간 안에서 엄격하면서도 자발적인 규칙에 의해 이루어지며, 다른 목적 없이 오로지 놀이 그 자체가 목적인 행위로서 의미지어졌다. 이러한 인간의 놀이는 최초에는 물리적 목적이 없는 신성한 의례에서 시작되었으나 의식이 반복되며 점차 신성성을 잃고 형식으로서의 놀이 그 자체만으로 문화에 남게 되며 신성성과 무관한 놀이 그 자체로서의 목적을 위한 행위로 자리잡았다.

하위징아가 관찰하는 놀이는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논리의 유희적 모사이자 재현이었으며, 이 모사에서 원본이 사라질 경우 나타나는 현상이다. 장기나 체스와 같은 놀이들이 전투에서 비롯되었으나 전쟁의 의미를 상실한 과정이 대표적이다. 본래의 의미를 잃고 모사된 형식만 남은 놀이는 그러나 예술과 같은 영역에서는 여전히 시의 창작과 같이 본래적 의미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발견되며, 두 경우 모두 인류의 중요한 문화요소로 기능하고 있다고 하위징아는 주장했다.

하위징아는 이처럼 생산과 권력이 아닌 놀이를 중심에 두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놀이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 왔는지를 탐구하며 인간의 본능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놀이의 의미를 탐구했다. 이를 통해 놀이는 단순히 노동에 종속적인 것이 아닌, 독자적인 인간의 사회활동으로 의미지어질 수 있었으며 본격적으로 놀이가 문화의 요소로 연구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하위징아가 재정립한 놀이의 역사적, 사회적 개념은 이후 로제 카이와Roger Caillois와 같은 사회학자들에 의해 계승되었다. 카이와의 저서 놀이와 인간은 오늘날 놀이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연구영역을 창조했다고 평가받으며, 현대에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게임에 관한 연구들은 대체로 디지털게임을 놀이의 기술적 연장선상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디지털게임의 등장 이전부터 놀이의 개념과 존재양식, 인간과의 관계를 탐구했던 하위징아와 카이와의 연구를 기원으로 삼고자 한다.

 

참고문헌

Huizinga, Juhan. “Homo Ludens”. 1938(이종인 옮김.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연암서가. 2018.

Caillois, Roger. “Les jeux et les hommes”. 1958(이상률 옮김. 놀이와 인간. 문예출판사. 2018.

작성자: 이경혁 (드래곤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