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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와 블룸스데이
   http://www.dochara.com/tour/itineraries/joyce-tour/ [268]
   http://ulysses.bc.edu/# [120]
  분류 : 영미도시문화
  영어 : James Joyce and the Bloom
  한자 :


“자발적인 망명” (voluntary exile)을 택한 제임스 조이스 (James Augustine Aloysius Joyce)는 1912년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정든 고향인 더블린 (Dublin) 땅을 다시는 밟지 않았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 (Trieste), 스위스의 취리히 (Zurich), 그리고 프랑스의 파리 (Paris)등의 유럽의 호화로운 국제적인 도시에 살면서도, 더블린에 대한 조이스의 관심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동생인 스태니슬로스 조이스 (John Stanislaus Joyce)와 이모인 조세핀 머레이 (Josephine Murray)에게 편지를 써서 더블린에 대한 소식을 묻곤 했다. 더블린에 대한 조이스의 관심은 그가 프랭크 버젠 (Frank Budgen)에게 한 말을 통해서 잘 드러난다. 조이스는 버젠에게 “나는 더블린을 내가 할 수 있는 한 완벽하게 묘사하고 싶네. 그래서 어느 날 더블린이 지구상에서 갑자기 사라진다면, 내 작품을 통해서 더블린을 다시 재건할 수 있게 말일세.” 그의 말처럼, 조이스는 『율리시즈』 (Ulysses)에서 그 당시의 건물, 거리, 주소, 그리고 더블린 사람들을 그대로 재현하여 허구가 아닌 ‘실재’의 더블린을 창조해냈다.


『율리시즈』는 1904년 6월 16일 아침 8시부터 그 다음날인 17일 새벽 2시 사이에 더블린에서 일어난 일을 다룬 소설이다. 이 날은 조이스가 자신의 평생의 반려자인 노라 바나클 (Nora Barnacle)과 처음 데이트를 한 날로, 조이스는 훗날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율리시즈』의 시간 배경을 6월 16일로 정했다고 한다. 오늘날 6월 16일은 『율리시즈』의 두 명의 주인공인 리오폴드 블룸 (Leopold Bloom)과 스티븐 데덜러스 (Stephen Dedalus) 중 블룸의 이름을 따서 블룸스데이 (Bloomsday)로 불리며, 매년 6월 16일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더블린에 모여 『율리시즈』를 읽으면서 주인공들이 걸었던 더블린 거리를 걷기도하고, 조이스와 관련된 많은 행사를 가진다.


총 18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율리시즈』는 「배회하는 바위들」 (“Wandering Rocks”)과 「페넬로페」 (“Penelope”) 에피소드들을 제외하고는 블룸과 스티븐의 더블린 거리의 배회 (徘徊)를 중심으로 다룬다. 조이스는 블룸과 스티븐을 통해서 더블린에 대한 그의 양립적인 태도를 토로했다. 전작인 『젊은 예술가의 초상』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에서 스티븐이 가정, 종교, 그리고 국가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예술가로 거듭나기 위해서 더블린을 떠난 것처럼, 『율리시즈』에서도 스티븐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 더블린을 떠나고 싶어 한다. 이와 반대로 유태인인 블룸은 더블린 사람들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더블린이 자신의 고향임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더블린에 속하길 원한다. 한편으로는 스티븐이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블룸인 조이스에게 더블린은 현존이면서 부재이고, 부재이면서 현존이었다.


스티븐과 블룸이 거쳐 간 장소를 간략히 정리하고 이 중 몇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 스티븐: 마텔로 탑 (Martello Tower) → 달키 (Dalkey)의 초등학교 → 샌디마운트 해변                (Sandymount Strand) → 『프리먼즈의 저널』 (the Freeman's Journal) 신문사 → 국립 도서관 (the National Library of Ireland) → 홀레스 가의 산부인과 (the National  Maternity Hospital) → 벨라 코헨이 운영하는 홍등가 (Bella Cohen's Brothel) → 역마차의 오두막 (The Cabman's Shelter) → 블룸의 집


◆ 블룸: 이클레스 가 7번지 → 목욕탕 → 프로스펙트 공동묘지 (Prospect Cemetery) → 『프리먼즈의 저널』 →  데이비 번 주점 (Davy Byrne's pub) → 국립 도서관 → 오먼드 호텔 (the Ormond Hotel) → 바니 키어넌 주점 (Barney Kiernan's pub) → 샌디마운트 해변 → 홀레스 가의 산부인과 → 벨라 코헨이 운영하는 홍등가 → 역마차의 오두막(The Cabman's Shelter) → 블룸의 집



▲ 마텔로 탑
마텔로 탑은 『율리시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텔레마코스」 (“Telemachus”)의 배경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스티븐은 그의 친구인 벅 멀리건 (Buck Mulligan)과 옥스퍼드 출신인 영국인 헤인즈 (Haines)와 하루를 시작한다. 마텔로 탑은 더블린 북동쪽으로부터 7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으며, 오늘날 제임스 조이스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탑에는 조이스의 편지들, 사진들, 그리고 개인 소장품들, 조이스 작품의 초기 희귀본들, 그리고 이 탑의 원래 열쇠 또한 보관되어 있다. 블룸스데이가 시작되는 곳이 바로 이 마텔로 탑이다.



▲ 샌디마운트 해변
샌디마운트 해변은 아일랜드의 동쪽 해안가에 위치한 아주 큰 해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해변 가에 산책을 즐기러 찾아오는데, 이 사람들로 인해서 항상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는 곳이기도 하다. 이 해변 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텔로 탑이 있다. 스티븐은 「프로테우스」 (“Proteus”) 에피소드에서 샌디마운트 해변을 걸으면서 여러 가지 상념에 잠긴다.



▲ 국립 도서관
국립도서관은 스티븐이 「스킬리와 카립디스」 (“Scylla and Charybids”) 에피소드에서 오후 2시에 국립 도서관 관장을 비롯한 몇 몇의 사람들에게 셰익스피어에 관한 자신의 이론을 열정적으로 토로해냈던 곳이다. 이 도서관은 1877년 킬데어 거리 (Kildare street)에 설립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아일랜드의 역사를 배우기 위해서 방문하는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도서관이다.



▲이클레스 7가의 정문
이클레스 7가는 더블린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데, 작품 속 블룸의 집으로 그려진다. 「칼립소」 (“Calypso”) 에피소드에서 블룸은 이클레스 7가에서 아침 식사를 하며 하루의 여정을 시작하고, 「이타카」 (“Ithaca”) 에피소드에서 블룸은 스티븐과 함께 술에 취해 새벽 2시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블룸의 집인 이클레스 7가는 1967년 4월에 철거되고 이 자리에 개인 병원이 들어섰다.



▲데이비 번 주점
데이비 번 주점은 더블린의 듀크 21번지 (21 Duke Street)에 위치해 있으며, 『더블린 사람들』의 「짝패들」 (“Counterparts”)에서 주인공인 패링턴 (Farrington)이 방문했던 곳이다. 『율리시즈』에서는 「레스트리고니언즈」 (“Lestrygonians”) 에피소드에 언급되며, 블룸은 오후 1시에 이곳에 도착해서 고르곤졸라 샌드위치 치즈와 버건디 한잔으로 간단히 점심 식사를 한다. 이 주점은 현재 여전히 장사를 하고 있으면 블룸스데이에 블룸의 여정을 따르는 많은 사람들이 꼭 들리는 장소중의 한 곳이다. 이 주점에 들려서 많은 사람들이 블룸처럼 치즈 샌드위치와 와인 한잔을 마시며 소설속의 블룸이 되어보곤 한다. 



▲ 오먼드 호텔
「사이렌」 (“Sirens”) 에피소드에서 블룸은 오후 4시 오먼드 호텔에서 그의 친구인 리치 고울딩 (Ritchie Goulding)과 이른 저녁식사를 한다. 오먼드 호텔은 오먼드 부둣가에 위치하고 있는데, 20세기 초반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오먼드 호텔은 원래 오먼드 부둣가의 8가에 위치해 있었지만, 계속된 증축으로 인해서 오먼드 부둣가의 7가에서부터 11가에 이르는 대규모의 호텔로 변화했다.



▲ 바니 키어넌 주점
바니 키어넌 주점은 「키클롭스」 (“Cyclops”) 에피소드에서 블룸이 소위 “시민” (”the Citizen“)이라고 불리는 인물과 민족 (nation)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서로 논쟁을 벌이는 장소이다. 유태인인 블룸은 자신이 아일랜드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아일랜드 사람이라고 주장하면서, 그가 생각하는 민족을 다음과 같이 정의 한다: “민족이란 같은 장소에서 사는 같은 사람들이다” (“A nation is the same people living in the same place.”)


유럽에서 오랜 망명생활을 한 조이스에게, 그의 고국인 아일랜드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조이스는 “내가 언제 더블린을 떠난 적이 있었나요?” (“Have I Ever Left It?”)라고 반문했었다. 1912년 더블린을 떠나 1941년 1월 13일 5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 까지, 조이스는 더블린을 끊임없이 그리워했다.



Ulysses Map of Dublin


<참고문헌>
Budgen, Frank. James Joyce and Making of Ulysse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89.
Ellmann, Richard. James Joyce.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82.
James Joyce. Letters of James Joyce. Vol. 1 and 2. Ed. Richard Ellmann. New
York: The Viking Press, 1966. 
Levine, Jennifer. “Ulysses.” The Cambridge Companion to James Joyce. Ed. Derek Attridge.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0. 


작성자: 장성진(중앙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