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이미지
도시인문학 사전
모두보기모두닫기
박스하단
사전 > 도시인문학 사전
 
기여경제(스티글레르의)
  분류 : 포스트휴먼과 도시
  영어 : economies of contribution(by Bernard Stiegler)
  한자 :

기여 경제는 후기 자동화 사회에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가 대신하는 시대의 경제에 관한 베르나르 스티글러의 용어로, 포드주의적 자동화를 포드주의와 같은 과거의 자동화와 오늘날과 같은 포스트 자동화를 구분하고, 전자는 무관심의 경제였지만 후자는 기여 경제라고 자리매김한다. 그는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목도하면서, 맑스의 정치경제학이 기술발달을 간과했다고 비판하고, 생산, 소비, 사업화의 문제를 기술과 관련하여 재사유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기여경제는 자동화에 의해 인간 노동이 불필요해지는 시대에, 새롭게 전망되는 체제 구상이다. 그는 자동화를 낳는 디지털 기술을 비롯한 기술 전반이 파르마콘(pharmakon), 약인 동시에 독이라고 진단하고, 기술을 독이 아니라 약으로 만들기 위해 고용이 아닌 을 할 수 있는 기여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하면 도대체 기여경제란 무엇인가? “기여 경제는 현대의 파르마콘에 기반을 둔 보살핌 시스템의 재구성을 통해 욕망을 자극하고 새로운 존재를 위한 새로운 생존의 거래를 구성한다.(Stiegler:2010:121) 기여경제는 무관심의 경제(careless economy)와의 대조를 통해 그 의미가 잘 드러난다. 무관심의 경제가 경제 주체들이 그들이 속한 공동체에 아무 관심이 없고 어떤 기대도 없는 경제라면, 기여 경제는 자신의 앎을 나누고 그 혜택을 누리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체제를 말한다.

 무관심의 경제란 돌봄이라는 것, 다시 말해 시민, 노동자, 청년 세대, 노인 세대 가릴 것 없이 모든 사람에 대해 흔히 말하듯 국가와 문화와 사회 조직과 제도에 있어야 할 사람들 모두에 대한 관심을 체계적으로 파괴시키는것을 뜻한다. 한편, 기여경제는 우리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소득뿐만 아니라 기여소득 역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스티글러:2018:33-34)

 고용이 수입이 근간이 되는 기존의 경제와 달리, 기여경제에서는 고용을 통한 소득이 아닌 기여소득을 받을 가정하는데, 기여소득이란 품위 있게 살고 자신을 계발하고 아마르티아 센이 잠재성이라 부른 것, 즉 사회가 가치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 앎의 형태들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반 위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지급되는 소득을 말한다(스티글러:2018:116-117).

 스티글러는 기여경제가 자동화로 인해 직업을 잃은 이들에게, 인간다운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기회라고 본다.

자동화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시스템의 상환 가능성에 유리하고, 로봇과 (앵테르미탕 제도에서처럼) 비정기적으로 임금을 받는 생산직 종사자들이 만드는 상품을 파는 시장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어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고 그럼으로써 사용가치나 교환가치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 우리가 실용적 가치라 부르는 네겐트로피적 가치를 만들어내며 모든 형태의 앎, 앞으로 도래할 사회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이루게 되리라는 걸 모두 인정하고 동의하는 앎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합니다.”(스티글러:2018:111-112)

 

 참고자료

김재희, 소득: 고용 없는 노동과 일의 재발명,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AI 시대, 다시 인 간의 길을 여는 키워드 8, 아카넷, 2020.

Bernard Stiegler, The New Critique of Political Economy, translated by Daniel Ross, Polity Press, 2010,

베르나르 스티글레르, 고용은 끝났다, 일이여 오라: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와의 대담, 권오 름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

 

 

작성자: 현남숙(성균관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