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MOD란 Modification의 약자에서 시작된 단어로, 디지털게임 소프트웨어의 데이터를 수정해 게임의 규칙을 변화시키거나 부가적인 이야기를 추가시키고, 혹은 새로운 규칙의 게임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등의 활동을 총칭하며 이러한 모드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을 모더Modder라고 부른다. 다른 매체에서의 2차 창작과 유사하나, 원본 소프트웨어를 직접 수정한다는 차이가 존재한다.
개별 소프트웨어를 직접 수정한다는 점에서 모딩은 초창기에는 스탠드얼론 소프트웨어의 버그를 고치거나 세이브데이터를 조작해 무적 기믹을 만드는 형태로 활용되었다. 이후 이용자들의 프로그래밍 기술이 발전하며 원본 소프트웨어의 기본 규칙을 변형시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XCOM: 롱워>나 <삼국지 영걸전: 소녀시대전>등의 몇몇 모드들은 원본 소프트웨어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모딩이 활성화되면서 게임제작사들 또한 모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원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보다 쉽게 자사의 게임을 수정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수정용 툴을 게임에 포함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인데, 이는 모딩 작업이 준비된 콘텐츠를 모두 소모하면 지루해지는 게임 콘텐츠의 수명을 모더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연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게임 데이터를 수정할 수 있는 도구 툴을 함께 제공하며, 많은 모딩의 기초가 되어 왔다.
모딩의 결과물들이 독립적인 게임으로 출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배틀그라운드>는 <ARMA 3>의 모드에서 시작된 게임이었고, <리그 오브 레전드>는 <워크래프트 3>의 모드인 <DOTA>를 제작하던 모더들이 독립해 만든 게임이었다. 플레이 뿐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재미는 과거 <번겔링 만 상륙작전>의 지도 제작 도구가 <심시티>라는 독립적 게임으로 발전한 것과 같이 창조적 재미를 가진 게임 제작의 상황을 반영하기도 한다.
게임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수정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게임은 일종의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줄리안 퀴클리흐Julian Kücklich(2005)는 놀이노동Playbor이라는 개념을 통해 모더들이 게임을 변형하고 이를 통해 게임소프트웨어의 상업적 수명이 늘어나는 과정을 자유무임노동Free Labor의 일환으로 설명하고자 하며, 모더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게임사들의 행보가 곧 플랫폼자본주의 시대의 흐름임을 역설한 바 있다. 플랫폼화하는 게임의 변화는 특히 2020년대 이후 <로블록스>와 같은 모딩이 결합된 플랫폼의 출현으로 더욱 가속화하는 추세다.
참고문헌
Kücklich, Julian, “Precarious Playbour: Modders and the Digital Games Industry”, The Fibreculture Journal, 2005, issue 5.
이경혁, “소비자의 창작욕을 자극하는 ‘모딩’”, 동아비즈니스리뷰, 2018, issue 1.
작성자: 이경혁 (드래곤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