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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종 도시
  분류 : 포스트휴먼과 도시
  영어 : multispecies city
  한자 :

도시에는 수많은 종들이 인간과 더불어 번성하며 살아가는데, 지금까지 도시는 인간 예외주의에 치우쳐 도시 공간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비가시화했다. 역사적으로 도시 환경에는 가축과 서비스 동물을 포함하여 동물들이 풍부했으나, 동시에 동물들은 규제, 구역 설정, 그리고 절멸을 통해 도시로부터 배제되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 도시 연구에서 비인간 타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다종 도시에 대해 공유된 정의는 아직 부재하지만, 다음 아이디어들은 다종 도시의 윤곽을 그려내는데 도움을 준다.

노라 슈어먼(Nora Schuurman)은 다종 도시를 인간과 다른 종이 함께 서로를 만들어가는 관계적 공간이라고 본다. 인간동물 관계는 그것들이 생산되고 경험되는 공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공간들은 관계적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는 인간과 동물이 상황적으로 서로를 공동 구성(co-constitute)하는 방식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도시에서 관찰될 수 있다(Schuurman, 2021:548).

에두아루드 에히키 곤살베스(Eduardo Henrique Gonçalves) 등은 다종 도시 공간(multispecies urban spaces)이 인간의 상상, 기억, 감정이 동물과 상호작용한 경험을 통해 공동으로 의미가 생겨나는 공간이라고 본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만남과 상호작용은 그 자체로 관계성의 관점에서 접근될 수 있는데, 이 관점은 공유된 경험과 상호-되기(mutual becomings)에 강조점을 둔다(Gonçalves et. al, 2025: 549).

쏨 반 두렌과 데보라 버드 로즈(Thom van Dooren & Deborah Bird Rose)는 다종 도시를 비인간 타자와 함께 살아감의 윤리(ethics of conviviality)’가 가능한 곳으로 본다. 다종 도시는 가능한 한 많은 다양한 생명 형태들이 번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도시이다. 여기서 “‘함께 살아감(conviviality)’이란 공유된 정체성에 환원될 수 없는 일종의 함께 있음을 뜻한다. , 타자의 본질을 공유하거나 심지어 하나의 프로젝트를 공유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존재의 현존(presence)과 그 장소에서의 존재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을 요구한다.”(Van Dooren & Rose, 2012: 16-17)

위 언급들은 모두 다종 도시가 인간중심주의나 인간예외주의를 넘어 비인간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비인간 타자를 자기 동일화하지 않으면서도 함께 구성해가는 공간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도시인류세의 인간예외주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가야 할 곳이다.

<참고자료>

Gonçalves, Eduardo Henrique at al., “Perceptions of Multispecies Coexistence in Urban Environments in Brazil: A Convenience Sampling Method”, Human Ecology: An Interdisciplinary Journal, 2025, pp. 1-10.

Schuurman, Nora, “Animal Work, Memory, and Interspecies Care: Police Horses in Multispecies Urban Imaginaries”, Cultural Geographies, 28(3), 2021, pp. 547561.

Van Dooren, Thom & Rose, Deborah Bird, “Storied-Places in a Multispecies City”, HUMANIMALIA, 3(2), 2012, pp. 1-27.

작성자: 현남숙(전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