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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와 인종분리
  분류 :
  영어 : Ghetto and Racial Segregation
  한자 : 게토와 人種分離


게토는 한 사회집단의 구성원들이 배타적으로, 하지만 비교적 비자발적으로 점유하는 도시나 교외의 지역을 말한다. 이 용어는 오늘날 빈곤, 실업 그리고 기준 이하의 주거 생활을 영위하는 도시 구역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1970년에는 미국의 10대 대도시의 중심지 아홉 곳에서 백인이 다수를 차지했다. 디트로이트의 경우 55%였고 보스턴의 경우는 82%에 이르렀다. 20년이 흐른 후에는 필라델피아(55%)와 보스턴(58%)에서만 백인이 다수를 점했다. 나머지 도시도심에는 인종들이 섞여 살고 있으며 백인은 단일 집단으로서는 규모가 큰 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백인들은 어디로 갔는가? 교외이다. 그들은 1950년 이후 대규모로 도시를 떠났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고용기회가 크게 확대되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남부를 떠나 동북부와 중북부의 도시들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백인은 교외로 흑인은 도심으로 옮기는, 이런 기록적인 대규모의 인구이동은 주거에서 공공연한 인종차별과 결합하면서, 현재까지도 인종분리가 확고한 현상으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경기 침체, 그리고 신규 일자리의 요건 변동으로 인해, 도심에 출현한 게토 구역은 곤경에 처했다. 1970년에 이르면 다수의 미국인은 도시가 아니라 교외에 살게 됐다. 반면 흑인들은 인종차별과 빈곤 때문에 빠르게 또 대규모로 교외로 이동할 수 없어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모여 있던 시내 지역들에는 흑인들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게토는 더욱 극단화되었다.

커틀러, 글래저 그리고 빅도어(Curtler, Glaeser and Vigdor, 1977)에 따르면, 미국의 인종분리 수준은 여전히 매우 높다. 평균적으로 60%의 흑인들이 이주해야만, 미국의 도시들에서 흑인과 백인이 고르게 분포될 것이다. 커틀러, 글래저와 빅도어는 1890년에서 1990년에 이르는 한 세기 동안의 인종분리를 연구했다. 1890-1949년 사이에는 흑인들이 도시지역으로 이주하여 거의 전적으로 게토에 거주했고, 1940-1970년 사이에는 흑인 게토 지역은 확대되었다. 하지만 1970년 이래 교육 수준이 높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늘면서 도시의 인종분리는 감소하였다.

커틀러, 글래저와 빅도어는 도시의 인종분리에 대한 여러 설명 방식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이를 평가하였다. 인종분리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비자발적인 게토화로, 이는 백인들이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수단을 동원하여 흑인들을 특정 구역에 격리하는 집단행동을 취하는 경우이다. 커틀러, 글래저와 빅도어는 이를 ‘집단행동 인종주의(collective action racism)’라고 불렀는데, 여기에는 계약 기피, 인종별 지구설정(zoning), 정책 수단 및 폭력적 위협 등이 포함된다. 이런 요인들은 1960년대 이전에는 만연했으나 공정주거법(fair housing laws)과 인권법 제정 이후에는 불법화됐다. 그렇지만 인종 조사나 대출 차별과 같은 인종차별적 관행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또 다른 요인은 생활양식, 특히 남부에서 북부로 이주해온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생활양식이다. 다른 이주자들처럼 이들도 북부 도시에서 흑인 교회와 같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문화적 자원을 가진 지역을 선호했다. 저자들에 따르면, 남부 출신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이주민들은 북부 출신에 비해 흑인만 있는 교회에 다니는 비율이 10% 이상 더 높고, 또 흑인 거주지의 선호도도 24% 이상 높다.

세 번째 요인은 ‘백인 탈주(white flight)'로, 도심의 백인 거주자들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백인들만 거주하는 교외 지역에 살기를 바라는 경향이다. ‘평등 주거법이 시행된 지 수십 년이 지났어도 인종분리가 지속되는 요인에 대한 이러한 설명은 자료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단적으로 말해, 시내에 거주하는 흑인들은 교외생활을 감당할 지불 능력이 없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백인들은 인종적으로 분리된 교외지역에서 살기 위해 이주하기 때문에, 도시 내에서 흑인들의 비자발적인 분리가 고착되는 것이다.

커틀러, 글래저와 빅도르가 발견한 것은, 광역 대도시권(integrated metro areas)의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도시들에서 과거보다 전적으로 흑인만 주거하는 구역들이 더 많아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흑인들이 백인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도시 주택(urban housing)에 더 적은 비용을 지불하는데도, 임대주택(rental housing)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지불하고 있다.


<참고문헌>
Cutler, D. E. Glaeser and J. Vigdor. 1997. The Rise and Decline of the American Ghetto.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Working Paper 5881, Cambridge, MA.
Daley, P. 1998. ‘Black African in Great Britain: Spatial Concentration and Segregation’ Urban Studies 35: 1703-24.
Katwala, S. 2001. ‘The Truth of Multi-Cultural Britain.’ The Observer, 25 November. www.observer.co.uk/race/story, accessed 10 May 2003.
Massesy, D. and N. Denton 1993. American Apartheid.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Rhodes, C. and N. Nabi, 1992. ‘Brick Lane; A Village Economy in the Shadow of the City?’ in L. Budd and S. Whimster (eds) Global Finance and Urban Living: A Study of Metropolitan Change. London: Routledge. 
M. 고트디너와 레슬리 버드 저, 남영호, 채윤하 역, 도시인문학총서 16, <도시연구의 주요개념>(라움, 2013), pp.67-74.

작성자: 신재진(서울시립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