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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티
  분류 :
  영어 : Global Cities
  한자 :


글로벌 시티라는 용어는 세계 경제의 명령 및 통제 센터로 기능하는 뉴욕, 런던, 도쿄와 같은 선별된 도시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사스키아 사센(Saskia Sassen, 1991)에 따르면, 이 도시들의 경제는 금융 및 비즈니스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며, 다국적 은행과 기업을 통해 전 세계의 경제활동을 직접적으로 통제한다.

주요한 글로벌 시티들은 국민경제와는 연결되지 않으면서, 국제 금융 조직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맨해튼, 런던의 시티, 그리고 도쿄의 업무구역과 긴자 구역은 각각 자국 내 다른 도시와 갖는 공통점보다는 서로 간에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 또한 이 도시들의 경제는 모두 금융 부문의 성장과 침체 사이클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이 도시들은 1980년대에는 번영했지만, 1990년대 초반에는 침체되어 일자리 감소와 부동산 압류, 그리고 정부 예산을 지탱해 온 법인세 세입의 대폭 감소를 겪었다. 2003년에 이르러서도 도쿄는 아직 부동산 붕괴에 따른 거품 폭발의 후유증으로 인해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따라서 이 도시들이 전능하다고는 할 수 없으며, 이런 의미에서 세계 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제 특정 도시들로 금융활동이 집중되었던 것에서 탈피하는 새로운 경향이 발생했다. 애초에 글로벌 시티를 가능하도록 했던 통신의 혁신이 이런 경향을 주도했다. ‘예컨대, 나스닥 (NASDAQ: National Associated Automated Dealers Quotation System)은 세계 제 4위의 주식시장으로 부상했다. 뉴욕, 런던 및 도쿄의 증권거래소와는 달리, 나스닥은 거래장소(trading floor)가 따로 없는 대신, 세계의 50만 거래자들이 전화와 광케이블 회선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또 파리, 벨기에, 스페인, 밴쿠버, 토론토는 모두 최근에 물리적인 거래장소를 폐지하고 이를 화상 거래로 대체했다’(Warf, 1996). 증권거래소가, 세계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는 주식 소유자들이 소유하는 사기업의 형태로 변모한 것이 이러한 환경 변화의 배경이다.

국제 금융 중심지 사이에는 엄연히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사센의 주장처럼 명령 및 통제 기능 때문만이 아니라, 규모와 범위에서 여전히 강력한 외부 경제(external economies)1)의 상호작용 그리고 투자은행이 관여한 부동산이 수행한 역할에 힘입은 바가 크다(Budd & Parr, 2000). 금융 기능들에도 별도의 위계질서가 존재하며, 이들 중 낮은 순위의 활동들은 디지털화되거나 탈중심화된다. 런던에서는 지난 십년 간 금융서비스 부문의 고용이 상당히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런던이 단순히 글로벌 시티라기보다는 임대생활자(rentier)의 모습을 갖추게 되면서 비즈니스 서비스의 성장으로 상쇄되었다. 고든의 추산으로는 런던 경제에서 고용의 60%는 지구적 시장수요가 아닌, 지역적·국내적 수요에서 발생했다(Buck & Gordon, 2003). 그러므로  금융거래  활동에는 ‘글로벌 시티’의 중심 지구에 집중해 직접 대면을 기초로 한 상호교류가 필요하다는 명제는 이제 과도한 평가라 할 수 있다.


1) 외부경제란 기업이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요소, 이를테면 기업의 소재지에 숙련된 노동력이 풍부하거나 연구 개발 시설이 존재한다든가 하는 따위로 혜택을 보는 것을 말한다.


<참고문헌>
Buck, N. and Gordon, I. 2003 Working Capital. Oxford; Blackwell.
Budd, L. 1995. ‘Globalisation, Territory and Strategic Alliances in Different Financial Centres’ Urban Studies (32)2 (March).
Edwards, M. 2002. ‘Wealth Creation and Poverty Creation’ City 6(1): 91-100.
Hamnett, C. 1994. ‘Social Polarization in Global Cities: Theory and Evidence’ Urban Studies 31(3): (April).
Sassen, S. 1991. The Global City.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M. 고트디너와 레슬리 버드 저, 남영호, 채윤하 역, 도시인문학총서 16, <도시연구의 주요개념>(라움, 2013), pp.75-82.

작성자: 신재진(서울시립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