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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문학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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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체험
  분류 :
  영어 : urban experience
  한자 : 都市體驗

근대도시가 역동적으로 발달하면서 문학을 통해 이러한 도시를 체험한 내용이 소재로 등장하게 된다. 19세기에는 조선 사람이 외국을 다녀온 후 외국의 문물과 도시체험의 내용을 다룬 작품이 다수 등장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조선 공사관 참서관(參書官)이 일본에 다녀와 지은 사행가사(使行歌辭)인 <유일록(遊日錄)>은 명치시대 일본의 도시체험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기에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도시 간 네트워크가 긴밀하게 형성되고, 근대 문물이 도입되면서 도시공간이 편성되며, 도시민을 위한 소비·유흥 공간이 등장하고 관람문화가 확산되는 양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정인숙, 2012)

그런가 하면 1920년대 시인들의 도시체험은 무정형적이고 혼란스러웠던 것으로 논의된다. 급격하게 진행되는 도시화·근대화의 과정 속에 놓인 식민지 근대도시 서울은 근대적 시각체제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시선의 착종과 혼란을 초래하였고, 변화하는 시대의 의미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시인들은 알 수 없는 상실감과 우울감에 빠져 고립된 자아의 내면세계에 갇혀버리기도 하였다.(남기혁, 2009)

그에 비해 1930년대 모더니스트들은 세련된 감각과 이미지를 동원하여 도시의 풍경을 만화경적으로 포착하였다. 이 시기 서울은 교육시설과 도서관, 서점, 카페, 영화관, 백화점 등 현대적 문화시설을 갖춘 매력적인 공간이었고, 시인들은 그런 도시를 사랑했고 도시 주변에 머물며 떠나지 않았다.(전봉관, 2002) 한편 김유정 소설에는 도시 체험의 특징으로 환등상적 양상이 드러나는데, 근대 도시를 체험하는 주체가 가지고 있는 도시적 환영이 반영된 것으로 논의된다.(권채린, 2011) 그런가 하면 이상과 김기림의 시에 나타난 근대 식민지 도시체험에는 근대화=식민화라는 점뿐만 아니라 근대/전통 사이에서 갈등하는 시인의 내면이 잘 드러나 있는데, 이들 시의 주된 정서인 멜랑콜리 역시 근대도시의 환등상(판타스마고리아)에서 기인한 것으로 논의된다.(신진숙, 2010)


<참고문헌>
권채린, 「김유정 소설의 도시체험과 환등상적 양상」, 『현대소설연구』 47, 한국현대소설학회, 2011.
남기혁, 「1920년대 시에 나타난 도시체험」, 『겨레어문학』 42, 겨레어문학회, 2009.
신진숙, 「1930년대 모더니즘 시에 나타난 도시체험과 멜랑콜리적 주체」, 『한국문학논총』 56, 한국문학회, 2010.
전봉관, 「1930년대 한국시의 도시체험과 향수」, 『국어국문학』, 131, 국어국문학회, 2002.
정인숙, 「19세기 말 조선 외교관의 근대 일본의 도시체험과 그 서술의 특징」, 『한국시가연구』 32, 한국시가학회, 2012.

작성자: 정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