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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 이후 중국 도시문학
  분류 : 중국도시문화
  영어 : Chinese 'Urban Literature' since Economic Reform
  한자 : 改革開放 以後 中國 '都市文學’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하면서, 1980년대 이후 중국문학에서 ‘도시문학’은 단연 두드러지는 흐름으로 등장하였다. 도시적 경험이 우리 삶의 방향성인 이상 ‘도시문학’이 주류적 경향이 되고 전망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도시문학’의 등장에 주목한 중국 문단은 먼저 그것을 농촌과 농민을 그려내는 ‘향토문학’과의 이원대립 구도 속에서 규정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개혁개방 이후 등장한 도시문학은 농촌과 다른 도시경관을 그려내는 것, 도시시민의 삶을 통해 그들이 경험하는 급격한 사회의 변화를 드러내는 것이 주류였다. 소설의 경우, 초기 대표적인 작가로 「종고루(鐘鼓樓)」, 「입체교차로(立體交叉路)」 등을 통해 베이징 소시민의 삶을 주로 그려낸 류신우(劉心武), 「흐르는 세월(流逝)」 등을 통해 각종 사회 변화 속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상하이 소시민의 삶을 그려낸 왕안이(王安憶) 등이 있다.

그리고 도시문학의 등장이 환기시킨 것은 도시라는 공간이 자본주의의 속성을 첨예하게 드러내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도시문학을 규정하고자 했던 수많은 평론가들은 ‘도시’와 ‘자본주의’의 밀접한 관계에 주목하였다. 도시문학은 자본주의로 인한 도시생활의 변화를 포착해낼 뿐 아니라, 자본주의로 인한 문학계 자체의 상업화의 결과로 다양한 종류의 문학작품들을 파생해내었다. 특히 도시여성의 성과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소위 ‘신체서사’가 도시문학의 한 갈래로 등장하여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것에 대해 일부 평론가들은 기존 문학의 규범을 돌파한 새로운 흐름으로 그 의의를 평가한 반면, 적잖은 평론가들은 자본주의로 인해 문학이 물질주의·소비주의 중심으로 변질되었다며 비판하였다. 

도시 시’의 경우, 이는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다시 여러 가지 실험이 모색되던 1980년대 시단에 젊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부활하였다. 오랜 자맥질 끝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도시 시’는 오랫동안 망각되고 소외되어 온 도시적 삶의 일상성을 회복한다는 점에 있어서 강조되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각적으로 ‘도시 시’를 제창했던 이들은 상하이에서 대학을 다니던 일군의 청년 시인들로, 이들은 ‘도시인’이라는 동호 단체를 만들었고, 1987년에는 공동시집 『도시인(都市人)』을 출간하였다. 시집은 총 약 2만 부 정도 팔렸는데 무명 신인의 성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작품의 특징은 도시 문명이 일상화된 현대사회에서 80년대의 젊은이들이 “도피에서 나온 것이 아닌 동경에서 비롯된 고독”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또 이들 시인에게서 초조나 조바심은 공통된 특징이었지만, 시인마다 다르게 그려지고 있다. 그들의 작품을 보는 시선도 모두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도시 시’의 세속적 경박성은 다분히 어느 정도는 의도된 것이다. 이 세속적 경박성에서 경건하고 진지한 태도를 찾는 것은 어찌 보면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른다. 젊은 시인의 치기어린 ‘도시 시’에는 유희적이고 즉흥적인 모습이 종종 드러나며, 불경스러운 태도로 우리를 혼돈과 불안의 거리로 이끈다. 도시는 분명 현대 시인들의 작품 활동에 새로운 시야와 모티프를 제공해주었지만, 그것은 또 다른 문제일 뿐이다. 

 문화적 의미에서의 도시, 인간의 생존 경계로서의 도시는 과연 현대시 창작에 있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뤄잉(駱英)의 시집 『도시 유랑집(都市流浪集)』에서 촉발되었다. 뤄잉은 베이징대학 중문과를 졸업한 후 관료 생활을 거쳐 도시 개발 투자회사를 창업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그의 시에는 디지털카메라, 위장 결혼, 인터넷, 가라오케, 더치페이, 칵테일 모임, 엑스터시, 얼나이(二奶: 부유한 남자의 젊은 내연녀) 등 새로운 도시 문물의 특징과 문제점이 등장하며, 도시의 기형적 발전이 초래한 생태환경과 인간의 생존 위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와 같은 점에서 21세기 중국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謝冕, 2007:1~2). 이 시집의 출판을 계기로 평단에서는 ‘도시와 시’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2005년 5월 4일 베이징대학에서 열었고, 학자, 시인, 평론가들이 참여하여 도시 시의 가능성을 논의하였다.

 ‘도시와 시’는 상당히 흥미 있는 주제이지만, 그들은 ‘도시 시’라는 표현에는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세계문학 속에서 현대시의 탄생과 도시의 발전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중국 현대문학에서 진정으로 현대적 감성을 갖춘 작품은 도시문화의 세례 속에서 출현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현대화’가 반드시 ‘도시화’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가 ‘시’의 세계로 들어온 이후, 다시 말해 도시가 시의성(詩意性)을 띠게 된 이후 시의 심미 방법과 표현 방법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도시와 농촌의 갈등 구조 국면은 현대시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졌던 것인데, 이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金國華·金莉萍, 「新時期都市小說的主題演進」, 『小說評論』 1993年第3期
謝冕, 「詩人在城市的遭遇」, 수록: 張同吾編, 『流浪與現還鄕―駱英《都市流浪集》評論選』, 作家出版社, 2007.

작성자: 이경하(덕성여자대학교 중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