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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세
  분류 : 서양도시사
  영어 : urbicene/urbanocene
  한자 : 都市世

인류세는 폭발적인 인구증가, 도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인류가 지구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오존층 파괴 등)을 미치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음을 가리키는 새로운 지질시대로서 제안되었다(최명애·박범순, 2019:8; Steffen et al., 2007:614). 도시(urbicene/urbanocene)인류세도시적 측면을 강조한 개념이다. 도시세 용어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인류세 연구자들은 인간의 여러 활동 중에서 도시화가 지구시스템에 미친 영향을 주목해왔다는 점에서 도시세와 인류세를 동일하게 간주하는 견해도 있다(Swyngedouw, 2017:19).

이미 도시화는 수천 년 동안 진행되었지만, 최근의 도시화는 도시와 비()도시 간의 관계가 과거에 비해 보다 복잡해지고, 지구적 차원에서 전개되면서 인류세가속화된 측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양상으로 이해된다(Elmqvist et al., 2021).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의 개발(파괴)이 보여주듯이, 도시가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중심지로 유지되기 위하여 비도시에 존재하는 자원, 에너지에 대한 보다 많은 채굴을 필요로 한다.

1990년에는 인류의 10%도시에 살았고, 2007년에는 인류의 절반이 도시에 살게 되었다. 그리하여 유엔은 2007년에 도시의 시대(urban age)’를 선언했다. 2050년에는 인류의 75%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Burdett and Sudjic, 2007:10). 따라서 지구 표면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그리고 도시와 비도시를 연결하는 다양한 인프라스트럭처(송유관, 송전선, 광케이블 등)로 보다 광범위하고, 두텁게 덮여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비도시 지역의 생태파괴를 수반할 도시세는 지구 행성의 암울한 미래로 인식되고 있다.

도시세를 통하여 지구시스템에 미치는 인간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러한 막강한 힘을 가진 인류가 어떻게 도시화된 행성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속가능한 지구시스템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도 공존한다(Elmqvist et al., 2021:1). 하지만 비판적 도시연구자들은 도시의 긍정적 역할을 주장하는 도시세 논의가 전문가, 관료 중심의 기술결정론적, 탈정치적 접근에 기대고 있음을 비판하면서 정치적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Swyngedouw, 2017:23).

그동안 도시연구는 공학을 배경으로 일부 학문(도시공학, 도시계획 등)이 지배적 입지를 차지하고, 이러한 공학중심의 인식을 비판하는 인문사회과학자들의 연구가 대척점에 존재해왔다. 도시세는 도시연구에 그어져 있던 경계들을 교란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Nature를 출간하는 Springer Nature도시의 지속가능성이 학술지 제목으로 들어간 국제학술지(npj. Urban Sustainability)를 최근 창간했고, 세계적인 자연과학 학술지(Nature, Science, PNAS)들에서는 도시를 주제로 자연과학과 공학, 인문사회과학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간학문적 연구와 소통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도시세가 지구뿐만 아니라 도시연구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최명애·박범순, 인류세 연구와 한국 환경사회학: 새로운 질문들, ECO, 232, 2019.

 

Burdett, Ricky, and Deyan Sudjic, The Endless City, London: Phaiden Press, 2007.

Elmqvist, Thomas et al., “Urbanization in and for the Anthropocene,” npj Urban Sustainability, 1, no. 1, 2021.

Steffen, Will, Paul J. Crutzen, and John R. McNeill. “The Anthropocene: are humans now overwhelming the great forces of nature,” Ambio: Journal of Human Environment Research and Management, vol. 36, no. 8, 2007.

Swyngedouw, Erik, “More-than-human constellations as immuno-biopolitical fantasy in the Urbicene,” New Geographies, vol. 1, 2017.

 

작성자: 황진태(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