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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도시 / 디지털 도시화
  분류 : 디지털도시성
  영어 : Digital City / Digital Urbanization
  한자 :

20세기 후반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컴퓨터, 전자통신, 미디어 기술이 하나로 수렴되면서 기술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기술들의 수렴을 이끈 것이 바로 디지털화(digitalisation)이다. 디지털 전도사인 네그로폰테는 비트(bits)를 기본단위로 하는 디지털(digital), 원자(atoms)를 기본단위로 하는 아날로그(analogue)와 대비한다. 비트는 형체도 무게도 없지만 손쉽게 무한 복제되며 빛의 속도로 이동가능하다. (Negroponte, N. 1995, 백욱인 역 1995) 디지털화는 01로 구성되는 이진법의 최소 단위인 비트를 가지고 정보(문서, 소리, 영상 등)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정보가 이렇게 디지털화되면 손쉽게 복제, 가공, 융합되어 큰 비용 없이 전 세계에 즉시 전송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디지털화는 경제뿐 아니라 사회, 문화, 정치, 일상생활 영역에 엄청난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어서 디지털 혁명, 혹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고 일컬어진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도시의 기능과 역할, 도시 생활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도시에서 진행되는 각종 소통과 서비스 전달이 디지털을 매개로 이루어지고 (인터넷 정보검색, 이메일, SNS, 온라인예약과 결제, 화상회의, 원격근무, 원격수업, 텔레뱅킹 등), 도시의 물리적 하부구조에 센서가 장착되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인간과 사물이, 그리고 사물들끼리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되면서 (스마트홈, 네비게이션, 자율주행자동차 등), 도시의 운영이 정보화, 지능화되어 도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도시의 일상생활이 편리해진다. 이러한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도시를 디지털 도시(digital city), 이러한 과정을 도시의 디지털화(urban digitalization) 혹은 디지털 도시(digital urbanization)라고 일컫는다.

디지털 도시화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들 간에 디지털화 수준이 다르므로 앞서가는 도시와 뒤처진 도시 사이에 격차가 발생한다.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화가 주는 편익을 적극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삶의 기회의 격차가 벌어지는 디지털 분단(digital divide)’ 문제이다. 도시가 디지털화되면서 특정 장소에 모이는 대면 접촉을 가상 공간 원격 접속이 대체하기 때문에, 물리적 장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디지털화된 도시 하부구조의 성능 향상과 좋은 장소에 대한 손쉬운 정보 확산 덕분에 오히려 물리적 장소에 대한 관심과 그 역할이 확대 강화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Halegoua G. 2020)

현실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똑같이 가상 공간에 재현하는 것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 하는데, 처음에는 제조업 분야에서 활용되다가 최근에는 현실 도시를 가상 공간에 재현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한 가상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가 대표 사례이다. (https://www.nrf.gov.sg/ programmes/virtual-singapore)

최근 디지털 도시(digital city)는 다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첫째, 도시의 하부구조와 도시의 서비스 공급이 디지털화되면서 지능화, 효율화된 도시를 뜻한다. 둘째, 실제 도시를 컴퓨터 네트워크 속 가상 공간에 재현한 가상 도시(cyber city) 혹은 디지털 트윈 도시를 뜻한다. 현실 도시와 가상 도시의 기능과 역할이 융합되고 둘 사이의 구분도 모호해지기 때문에 디지털 도시는 위 두 의미를 포괄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도시 대신 스마트 도시(smart city)라는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

 

 

 

참고문헌:

Aurigi, A. Making the Digital City: The Early Shaping of Urban Internet Space, Routledge, London. 2016

Halegoua, G. The digital city: Media and social production of place, NYU Press. 2020

Mitchell, W. “Designing the digital city”, Ishida T., Katherine K. Eds, Digital City, Technologies, Experiences, and Future Perspectives, Springer, Berlin. pp.1-6. 2000

Mitchell, W. E-topia: Urban life, Jim - but not as we know it, MIT, Boston. 2000, (윌리엄 미첼, 강현수 옮김, e-토피아한울, 2001) 

Negroponte, N. Being digital, Alfred A. Knopf 1995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백욱인 옮김디지탈이다, 박영률출판사. 1995)

Schuler, D. “Digital Cities and Digital Citizens”, Digital Cities II: Computational and Sociological Approaches, Springer LNCS, Volume 2362, pp.71-85, 2002

https://www.nrf.gov.sg/programmes/virtual-singapore (202261일 접속)

 

 

작성자: 강현수(중부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