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이미지
도시인문학 사전
모두보기모두닫기
박스하단
사전 > 도시인문학 사전
 
공유 도시
  분류 : 도시의 이념과 모델
  영어 : Sharing City
  한자 : 共有都市

공유 도시2012년 공유(共有) 개념을 통해 서울시의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성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서울시가 공유도시 서울선언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개념이다. 서울시는 공유 도시시민사회, 기업, 공공부문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공유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도시로 정의했는데(서울혁신 기획관 2012), 이때 공유는 공공소유를 의미하는 공유(公有)와 구분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유(共有)는 대가 없이 나누어 쓴다는 의미를 가지며, 소유 여부보다는 활용 측면에서 이해된다. 이러한 공유 도시는 물건, 공간, 재능, 시간, 정보 등 다양한 자원을 함께 나누어 활용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증진하고 시민의 편의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공유도시를 구축함에 있어 핵심적인 활동 중에 하나는 공유경제를 촉진하는데 있다. 공유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사회적 변화와 인공지능,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등 기술적 변화 속에서 등장했다. 공유 경제는 상업 경제와 구분되는 개념으로 상업적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Lessig, 2008:146; 곽노완 2013:150 재인용). 공유 경제의 핵심은 돈이 개입되지 않는 것으로 돈이 개입되는 순간 관계는 해체된다고 여겨진다. 기술의 발달은 다양한 개인의 소유물(, , 재능 등)을 다른 사람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활로를 마련했는데, 모순되게도 동일한 기술이 상업경제가 공유 경제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에 따라 공유경제의 구조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넘어 소유물을 기반으로 부수입의 창출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업경제가 개입되지 않은 범주에서의 공유경제 구조를 활용하여 도시의 경제적 효율성을 증대하고 사회적, 환경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 바로 공유도시라고 할 수 있다. 공유도시는 경제적 효율성은 물론이고, 자원 활용성 극대화, 공동체 복원, 도시 경제 활성화 모두를 추구한다. 무엇보다 이 개념은 공유경제의 장소성정책적 의지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공유경제의 개념과는 차이를 보인다. , 공유도시는 단순한 시장현상을 넘어, 공공의 가치를 중심으로 도시를 변혁하려는 의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 방식이다. 따라서 공유도시는 수익 극대화로 빠질 수 있는 공유경제 모델과 달리 공유자체에 초점을 맞추며, 이는 상품화되지 않은 공유공간과 공유재의 풍부한 사용에 대한 강조로 나타나기도 한다(장윤배, 강성익 2016:19).

이러한 공유도시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 경향을 가진다. 첫째, 효율성을 위한 공간 공유를 강조하는 기능주의 도시이론으로, 에베네저 하워드(Ebenezer Howard)의 전원도시 운동(The Garden City Movement), 크래런스 페리(Clarence A, Perry’s)의 근린주구 이론(Neighborhood Unit), 뉴어바니즘(New Urbanism)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산업혁명 시대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공공시설의 배치를 강조한다. 둘째, 형평성을 위한 공간 공유를 주장하는 비판적 도시이론으로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 마뉴엘 카스텔(Manuel Castells),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와 같은 학자들이 있다. 이들은 자본주의 도시화가 야기하는 불평등에 주목하며, 도시 공간을 집합적 소비수단 또는 집단적 노동에 의해 생산된 공유재로 보고 시민도시 공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 이들은 사유재로 환원되지 않는 대중교통, 보행자 거리, 시민 참여 공간 등 도시민 모두가 평등한 권리를 갖는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장윤배, 강성익 2016:33-44). 이러한 논의들은 공유도시라는 개념을 전면에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오늘날 공유도시가 핵심으로 삼고 있는 공간 공유에 대해 논했다는 점에서 공유 도시 개념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

오늘날 공유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서울시의 공유도시는 선도적인 모델로 평가 받으며, 서울 외에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에서 공간과 물품, 지식/정보, 재능/시간 등을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서울시민들이 활발하게 사용하는 공공 자전거 따릉이나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 등이 모두 이러한 공유 도시의 맥락에서 공유되고 있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곽노완, “‘공유도시 서울과 글로컬아고라의 공유도시”, 마르크스주의 연구10(3), 2013

서울혁신기획관, “공유도시(Sharing city) 서울 추진계획”, 2012

서울혁신기획관,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 2021.2

장윤배, 강성익, “공유도시 이론과 실현방안”, 경기연구원 기본연구, 2016

Lessig, L., REMIX. Penguin Books. 2008


작성자: 이소영(서울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