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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시
  분류 :
  영어 : urban poetry
  한자 : 都市詩

도시’를 ‘일상적 용어로서의 도시’와 ‘미학적 범주로서의 도시’로 구분한다면 ‘도시시’라는 개념은 후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도시시는 단지 시의 배경이 도시라거나 도시인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작품에 등장한 도시가 시상 전체를 지배하는 미학적 장치와 연결된 경우에만 그 범주의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전봉관, 2002)

한국문학사에서 도시가 단순한 배경이 아닌 그 자체가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역동적 공간으로서 인식되고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미학적 장치와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적어도 1930년대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상응하는 작품들이 적지 않게 산출되었다고 평가된다.(김명인, 2000) 1930년대 모더니즘 바람을 일으킨 대표적인 시인으로는 주로 이상, 김기림, 김광균 등이 거론되는데, 특히 한국 현대시 역사상 도시시적 발현을 보인 중요한 선구사례로 김광균 시가 주목된다. 일찍이 도시시의 미학을 보여준 시인으로 중요하게 언급되어 온 보들레르의 경우 그 불우한 감정의 기조가 멜랑콜리의 ‘우울’로서 표명되었다면, 1930년대 조선 청년 김광균의 경우는 다분한 ‘비애’의 언어와 ‘고독’의 언사로 표출되었다고 논의된다.(한형구, 1999)

1945년에 해방을 맞고 1950년 한국전쟁을 겪은 후 1960년대가 되면서 산업화, 도시화가 시작되어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에 그 절정에 달한다고 할 때, 1970년대〜80년대는 도시가 다시 문학의 주제로 부각되는 시기이다. 특히 1980년대 도시시에서 도시는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집약적으로 지니고 있는 공간이자 후기산업사회로의 구조적 변동이 함께 소용돌이치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이하석, 최승호, 오규원 등이 도구적 합리성이 만연한 도시를 이성의 눈으로 바라보고 문명 비판적 도시시를 썼다면, 장정일, 하재봉, 윤성근, 유하, 장경린, 함성호 등은 후기산업사회의 징후를 드러내면서도 대중문화와 기술, 정보사회에 바탕을 둔 새로운 감수성을 내포한 도시시를 썼다고 평가된다. 1980년대 도시시는 무엇보다 도시적 삶이 삶의 중심에 자리하는 모습을 뚜렷이 보여주었는데, 일상을 신선한 감수성으로 회복시켰고 다양한 형식 실험을 보여준 것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이미순, 2003)


<참고문헌>
김명인, 「근대소설과 도시성의 문제」, 『민족문학사연구』 16, 민족문학사학회, 2000.
이미순, 「1980년대 한국 도시시에 대한 연구」, 『개신어문연구』 20, 개신어문학회, 2003.
전봉관, 「1930년대 한국시의 도시체험과 향수」, 『국어국문학』, 131, 국어국문학회, 2002.
한형구, 「한국 도시시의 사례, 혹은 이미지즘을 넘어」, 『한국 근대문학의 탐구』, 태학사, 1999.

작성자: 정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