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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
  분류 :
  영어 : Homelessness
  한자 : 露宿


노숙1)자란 스스로의 힘으로는 숙소를 마련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주택을 감당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바깥이나, 거리, 출입구, 공원, 지하도 같은 공공장소에서 잠을 잔다. 노숙자가 집을 잃은 뒤 남겨진 유일한 소유물일 낡은 자동차에서 잠을 자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일반적으로 선진국 도시와 개발도상국 도시 사이에는 주택의 가용성과 질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노숙은 선진 산업 사회에서도 점차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일찍이 1990년대에도 몇몇 연구는,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못 했지만, 미국 도시에서 거리에 나앉은 노숙자의 존재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어떤 연구자는 1930년대 대공황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1990년대의 10년간 노숙자가 많았다고 주장했다(Blau, 1992). 또 다른 연구자는 미국에는 매일 밤 약 35만 명의 사람들이 잠 잘 곳을 찾지 못한다고 추산했다(Peroff, 1987). 또 미국과 유럽의 도시에서는 노숙뿐만 아니라 스콰팅(squatting)2)도 부단히 증가하고 있다(Adams, 1986).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노숙 인구에는 실업자, 이민자, 약물 남용자, 정신질환자, 인종적·종족적 소수자, 피학대 여성, 가출 청소년, 거리의 아이들이 아주 흔하다. 다른 한편으로, 공공건물이나 공개된 장소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 중에는 방을 임차할 만큼 충분한 소득이 있는 경우도 있다. 또 시골에 집이 있으나 농한기 때 잠시 일을 하기 위해 도시로 건너온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저축을 최대한 많이 하기 위해 아무데서나 자거나 야간 쉼터에서 잠을 잔다. 노숙자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특징을 지닌 집단이지만, 인구통계적 특성보다는 구조적 요인들이 노숙 문제의 토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구화로 인한 부동산 투기와 부동산 비용 상승 때문에, 대도시에서 적정 금액의 주택 공급은 수요에 못 미친다. 노숙 문제는 점차 지구적인 문제가 되어가고 있지만, 개발도상국가 외부에서는 그 지정학적 결과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현재 전 지구적 성장의 주역인 중국에서, 대도시의 비공식 인구(공식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인구)는 공식 인구와 거의 맞먹는다.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인 상하이의 2003년 전체 인구 1,500만 중 공식 인구는 800만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상하이 당국은 2020년까지 1,500만의 공식인구를 기준으로 하는 다중심 권역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새로운 개발 계획이 지속가능할지 여부는, 기회를 찾아 도시에 몰려드는 토지 없는 농촌 빈곤층의 유입 규모에 달려있지만, 현재로서도 이들의 규모는 당국이 인정하는 것보다 더 크다(Safier, 2001).

영국이나 구소련 같은 일부 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노숙자 문제는 크게 보아 국가 복지의 구조조정과 공적 부조 삭감의 결과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도시 지역으로 끊임없이 이주가 계속되지만, ‘공식적인’ 숙소도 제대로 된 일자리(full-time job)도 없기 때문에 노숙과 판자촌이 생겨난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제에 획기적 변화가 없는 한, 전 세계 도시 지역에서 노숙자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1) 노숙은 문자 그대로는 집 바깥 또는 길거리에서 잔다는 뜻이며, homeless는 자기 집이 없다는 뜻이다. 자기 집이 없더라도 각종 시설을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 보아 이 두 용어의 뜻은 같지 않다. 그리고 이는 단어의 정의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차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여기서는 한국에서 실제 용법을 감안해 homeless를 노숙으로 번역했다.

2) 스콰팅(squatting)은 쪼그리고 앉는다는 뜻의 영어 단어 squat에서 온 용어로, 버려지거나 입주자가 없는 땅이나 건물을 무단으로 점거해 사용하는 일이다. 스콰팅은 미국이나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있으며, 그 목적은 주로 주거이지만 단체의 사무실이나 상점, 카페, 해적 방송의 스튜디오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참고문헌>
Adams, C. 1986. ‘Homeless in the Postindustrial City: Views from London and Philadelphia’ Urban Affairs Quarterly, 21: 527-49.
Blau, J. 1992. The Visible Poor: Homelessness in the United States. NY: Oxford University Press.
Countryside Agency, 2004. The State of the Countryside 2004. Wetherby: Countryside Agency Publications.
The Guardian, 2004. ‘When a House is not a Home’ London: Guardian Newspapers. 18 June. http://society.guardian.co.uk/homelessness/story/0,8150,1243937,00html accessed 22 June 2004.
Peroff, K. 1987. ‘Who Are the Homeless and How Many Are There?’ in R. Bingham, R. Green and S. White (eds) The Homeless in Contemporary Society. Beverly Hills, CA: Sage Publications. pp. 33-45.
Safier, M. 2001. ‘Transforming Shanghai: Landscapes of the Turbo-Dynamic Development in China’s “World City”’ City 5(1) (April).
Smith, J. 1999. ‘Youth Homeless in the UK: A European Perspective’ Habitat International, 24: 63-77.
United Nations Center for Human Settlements(UNCHS), 1996. An Urbanizing World. Oxford, UK: Oxford University Press.
United Nations Center for Human Settlements(UNCHS), 2001, Cities in a Globalizing World. London, UK: Earthscan.
M. 고트디너와 레슬리 버드 저, 남영호, 채윤하 역, 도시인문학총서 16, <도시연구의 주요개념>(라움, 2013), pp.91-96.

작성자: 신재진(서울시립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