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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족
  분류 : 중국도시문화
  영어 : Ant Tribe
  한자 : 蟻族


‘개미족’은 중국의 사회학자 롄쓰(廉思)가 처음으로 사용한 개념으로, 개미처럼 집단으로 거주하는, 고등교육을 받고, 수입이 낮은 청년들을 가리킨다. 롄쓰는 2009년에 출판한 『개미족: 대학 졸업생 쪽방촌 실록(蟻族:大學畢業生聚居村實錄)』이라는 사회 보고서를 통해 중국 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롄쓰는 당시 많은 청년들이 고등교육을 받았거나 혹은 명문대를 졸업한 이후 도시 외곽의 저렴한 쪽방에 모여 살고 있음을 발견하고 이들의 현실을 처음으로 분석하고, 이들을 ‘개미족’이라고 지칭했다. 그는 개미족이, 중국 사회에서 농민, 농민공, 실업자 다음으로 큰 취약 계층이라고 보고, 개미족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먼저 개미족의 특징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상술했듯, 개미족은 고등교육을 받은 자들로, 이는 대학 졸업자들을 의미하며, 이와 유사한 수준의 교육을 받지 못한 농민공과 기타 청년들은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이들 대부분은 22~29세의 졸업한지 5년 전후 된 청년들로, 2009년의 연구 결과임을 고려하여 이들의 나이를 계산했을 때, 개미족의 95.3%가 1980년대에 태어난 바링허우(80後)임을 알 수 있다. 직업적으로는 대부분이 보험 판매, 전자제품 판매직, 광고 마케팅, 요식업계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으며, 실업 상태에 머무르며 집안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들의 평균 월수입은 2000위안이 되지 않으며 이는 도시 노동자의 평균 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로, 당시 사회 초년생의 대학 졸업 6개월 후의 수입 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대부분은 약 월세 400위안이 덜 되는 쪽방에서 생활하며, 1인당 거주 공간이 10평방미터를 넘지 않는다. 주거지의 위치는 교외이며, 교외에는 쪽방촌의 형태로 거주지가 크게 형성되어 있다. 개미족의 전체 수는 명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베이징에만 10만 이상이 거주하며, 상하이, 우한, 광저우 등의 대도시에서도 대규모로 형성되어 있다.(廉思, 2009:30~31)

롄쓰는 이 청년 집단에게 ‘개미족’이라는 명칭을 붙여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개미는 비교적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특징과 일맥상통한다. 두 번째, 개미는 집단생활을 하는 곤충으로, 하나의 개미굴에 보통 천만 마리 이상의 개미가 살고 있는데 이는 쪽방촌에서 집단 거주 하는 청년들의 모습과 유사하다. 세 번째, 개미들은 비록 매우 작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띄기 쉽지 않지만, 이 작은 곤충들이 모이면 의외의 큰 재난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사회 초년생들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보았다.(廉思, 2009:31) 이처럼 개미와 쪽방촌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비유로 사용된 ‘개미족’은, 독자들의 큰 공감을 얻으면서 이후 중국 사회 문제를 설명하는 주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개미족은 왜 등장하게 되었을까? 개미족 등장의 원인 중 하나는 대도시의 흡인력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기회를 먼저 얻은 자가 먼저 부유해질 수 있다는 선부론(先富論)을 주창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성공의 기회를 찾아 빠른 시일 내에 경제적으로 급부상하게 된 연해도시를 포함하여 수도 베이징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 대도시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발달하여 생활수준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취업의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 청년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특히 베이징은 2008년에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에, 더욱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고자 상경했으며, 베이징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청년들 대부분도 베이징에 남아서 일하기를 원했다. 두 번째, 중국의 취업 상황의 변화와 관련 있다. 2003년 초에 중국에는 처음으로 대량의 대학생들이 사회로 발걸음을 내디딤과 동시에 실업자와 민공들이 취업 전선에 대거 뛰어 들어 전대미문의 취업 압박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에는 매년 마다 대학 졸업생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는데, 2004년의 대학 졸업자가 280만 명이었다면 2009년에는 650만 명이나 되었다. 이렇게 구직자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도시에서는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고 정체되기 시작한 것이다.(廉思, 2009:34) 세 번째, 중국 주택 가격의 급상승이다. 중국이 고속 경제 성장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소득에 비해 너무 높은 거주 비용은 저소득 청년들로 하여금 도시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초래했다. 소득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비싼 월세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집을 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나눈 형태의 공간에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거주의 문제는 달팽이집처럼 좁은 집이라는 의미의 ‘워쥐(蝸居)’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중국 내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개미족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해결할 필요가 있는 중국의 중요한 사회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청년들의 상실감과 집단적 우울감이다. 사회를 이끌어나갈 주요 구성원인 청년들이 집을 마련하지 못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상실감이 클 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해 많은 불만을 품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대학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을 통해 이들의 직장에 대한 큰 기대감도 유추해볼 수 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현 상황으로 인해 많은 청년들이 무기력감과 자괴감에 빠져있다. 두 번째, 불경기로 인해 취업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대도시에 주로 형성되었던 개미족이 현재는 중소도시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현 중국 사회의 계층 간의 경제적 격차 문제, 불공평한 소득 분배 문제 등과 맞물리면서 더욱 큰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개미족은 청년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면서 중국 도시의 이미지 혹은 도시 문화 형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1. http://baike.baidu.com/subview/2806199/5000881.htm#viewPageContent
2. 황경진, 「중국판 88만원 세대 개미족(蟻族)의 개념, 발생 원인 및 현황」,『국제노동브리프』, 2010년 4월호.
3. 이중희, 「중국의 개미족에 대한 계층적 분석」,『동북아 문화연구』, 제26집, 2011.
4. 廉思主編:《蟻族:大學畢業生聚居村實錄》,桂林:廣西師範大學出版社,2009年。
5. 廉思主編:《蟻族Ⅱ:誰的時代》,北京:中信出版社,2010年。

작성자: 권도경(서강대 중국문화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