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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도시
  분류 :
  영어 : Lifelong Learning City
  한자 : 平生學習都市


평생학습도시도시의 총체적 역량을 동원하여 시민의 학습활동과 도시의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적으로 추구하는 이상적인 학습도시로 정의되며, 지역중심의 평생교육정책과 지방자치정책이 특정 지역사회에서 만나 전개되는 도시 재활성화 사업의 이름이기도 하다.(한숭희 2009)


▢ 기원과 역사

평생학습정책의 이념적 뿌리는 1965년 유네스코(UNESCO) 제 3회 성인교육추진 국제위원회에서 폴 랭그랑(Paul Lengrand)이 제기한 평생교육론이다. 그는 과학기술의 진보, 인구의 고령화, 여가 등 생활양식의 위기 등의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간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그의 주장이 공감대를 얻어 가면서 1970년에는 ‘세계 교육의 해’의 기본이념으로 평생교육이 제창되기도 하였다. 지방도시 정책으로서 평생교육을 제도화한 곳은 1979년에 일본 시즈오카현에 위치한 카케가와(掛川)시였다. 이곳에서 세계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하면서 선구적인 모델이 되었고 점차 영국, 스페인, 호주, 캐나다, 미국,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1985년에 열린 유네스코 제 4회 성인교육추진 국제위원회에서 ‘학습선언’이 발표되었다. 이 선언은 ‘학습활동은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에 위치’하며 정해진 것에 따라가는 객체에서 스스로의 역사를 만드는 주체로 변해가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또한 성인교육에 있어서 ‘학습자의 자기결정’이 중요하고 학습권은 인간 기본 인권의 하나라고 주장하는 등 이후 평생학습도시의 확산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였다. 1992년 스웨덴 고덴버그(Gothenburg)시에서 열린 OECD 회의를 계기로 175개 도시가 참여한 ‘국제학습도시연합회’가 결성되었고 1990년대 후반부터 UNESCO, OECD 등 국제기구에서는 ‘학습’을 국가 조직 및 시민사회 발전의 동력이자 필수요소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평생학습도시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정책들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 학습사회론과 학습도시

학습도시론은 학습사회론으로부터 발전된 개념이다. 1968년 로버트 허친스(Robert M. Hutchins)가 ‘학습사회’(learning society)라는 개념을 주창한 것이 계기가 되어 점차 확산, 진화되어 왔다. 학습사회는 과학과 지식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들이 끊임없는 학습의 필요성을 요구받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발달된 기술의 덕분으로 인간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어 더 많은 여가시간을 향유하며 교육과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담고 있었다. 그는 성인이 되어서도 학습을 계속하는 것은 인간성의 상실을 방지해 주며, 성숙한 인간이 될 기회이면서 사회 전체로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았다.

영국의 평생교육학자 에드워즈(Edwards 1997)는 이념형적인 개념으로서의 학습사회를 현실 속에서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그는 현실에서의 학습사회를 교육받은 사회(educated society), 학습시장(learning market), 학습망(learning network)이라는 세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는 학습사회의 진화, 발전 단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였다. 먼저 ‘교육받은 사회’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능동적 참여자로서의 시민을 육성하는 사회를 말한다. ‘학습시장’은 전 지구화된 경제환경으로 인한 평생학습에서의 경제적 관련성에 대한 강조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학습망’은 현대 사회의 시공간의 결합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공동체의 출현을 배경으로 제시된 개념이다.


▢ 평생학습도시론의 발전

일본 가케가와시가 1979년에 평생학습도시 선언을 하였지만, 세계적으로 평생학습도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1990년대 이후이다. 기존의 평생학습사회론의 당위론적이고 가치지향적인 성격에 반하여 새로운 논의들은 주로 유럽의 맥락에서 ‘지역사회 부활’을 위한 실천적 전략 안에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오카모도·이케다(岡本包治·池田秀男 1991)에게서 학습도시는 지자체의 역할이 강조가 된다. 그들에게 학습도시는 사업 추진 주체가 시민의 전 생애에 걸친 학습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지역사회의 다양한 시설을 시민학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도시이다. 이를 위하여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의 전문가가 주민들의 평생학습을 기획·운영하며, 지역사회의 평생학습지도자와 자원봉사자를 육성하고, 평생학습 관련 시설을 정비하여 시민의 학습을 지원하는 도시이다. 한편 노만 롱워스(Norman Longworth 2001)는 평생학습도시를 “도시의 사회적 안정과 시민들의 번영과 행복을 추구하고, 시민의 잠재력을 완전히 개발하며, 해당 도시의 인적, 물적, 재정적 지원을 합리적이고 혁신적으로 동원하는 데 있어서 학습이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는 도시”라고 정의했다. 그는 학습도시지역사회에 형성된 학습공동체로 인식한다. 그는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일반적 공동체와 구별하면서 학습도시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학습도시는 첫째로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지도력 개발과 학습상담을 제공하며, 시민들의 학습요구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학습기회를 제공하여 시민들의 창의성과 잠재력의 개발에 힘쓰는 도시이다. 둘째, 시민들에게 학습정보를 제공하고, 평생학습 참여를 촉진하며 다양한 학습 이벤트를 통하여 도시 전체의 학습문화를 고양하는 도시이다. 셋째, 경제적 투자와 시민의 직업능력개발을 통하여 경제적 발전을 지향하는 도시이다. 넷째, 도시 내의 공공·민간 부문 간의 파트너십과 네트워크를 통하여 교육자원 활용을 극대화하고, 시민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역사회의 향상과 발전을 지향하는 도시이다. 다섯째, 다양한 사회·문화적 배경의 사람들이 동참하는 지역·국가·국제걱 규모의 사업과 가족 단위의 학습활동, 환경보전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급변하는 사회에 대한 능동적 적응력을 기르는 도시이다.

다양한 학자들이 약간의 강조점들을 달리 하고 있지만, 간단히 말해 학습도시는 단위 지역에 이상적인 평생학습체제가 구축된 도시이다. 학습도시도시 내의 총체적 자원의 재구조화를 통하여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기회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들에 대한 학습정보와 학습상담을 제공하고, 평생학습 홍보활동과 평생학습문화 조성을 통하여 시민들의 학습참여를 극대화함으로써 시민의 성장과 도시의 발전을 동시에 지향하는 도시로 학습을 통하여 시대·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도시라고 종합할 수 있다.(양흥권 2004, 32)

양병찬(2002)이 제시하는 평생학습도시의 정의는 교육운동의 측면이 강조되었다. 즉 학습도시는 개인의 자아실현, 사회적 통합증진, 경제적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하는데, 이는 언제, 어디서, 누구나 원하는 학습을 즐길 수 있는 학습공동체를 건설하려는 총체적인 도시 재구조화(restructuring) 운동이며, 지역사회 내에 있는 모든 교육자원을 기관 간, 지역사회 간, 국가 간에 연계시킴으로서 네트워킹 학습 공동체를 형성하는 지역사회 교육운동이라는 것이다.


▢ 학습도시 유형과 네트워크

모든 나라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평생학습도시의 전개 양상도 매우 다양하다. 야닛(M. Yarnit)은 영국 사례를 분석하면서 학습도시의 요소로서 파트너십(partnership), 연결망(network), 클러스터(cluster), 참여(participation), 활동(performance) 등을 제시하였다. 또한 그는 평생학습도시들을 경제발전 중심형과 시민사회 중심형으로 크게 나누고, 다시 각각을 두 하위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먼저 경제발전 중심의 모델에서 첫째 유형은 ‘산업혁신형’으로 기업체가 주도하며 사회복합단지의 혁신이 목적이다. 둘째 유형은 ‘학습파트너형’으로 교육훈련 제공자와 학습자를 위한 협력체제 구축이 목적이다. 이와 달리 시민사회 중심의 학습도시 유형에 속하는 세 번째 유형은 ‘지역사회 재생형’으로서 변화에 알맞은 지역사회의 재생 및 혁신 전략을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마지막으로 ‘이웃공동체 건설형’은 이웃을 위한 교육 제공을 통해 시민 정신을 고양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평생학습정책에 있어 가장 활발하게 추진되는 정책 분야는 바로 네트워크의 구축이다. 2013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평생학습도시 국제컨퍼런스에서 ‘평생학습도시 구축 선언’이 발표되었고, 그 이루 독일 함부르크에 본부가 있는 유네스코 평생학습원(UNESCO Institute for Lifelong Learning)에서는 유네스코 평생학습도시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Learning Cities)를 구축하고 있다. 국제적 네트워크와 달리 학습도시 내에서의 네트워크는 도시 내에 존재하는 교육자원의 효율적인 연계와 활용을 통해서 학습자에게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축되고 있다. 네트워킹의 대상은 인적 자원, 정보 자원, 물적 자원 등 모든 분야를 포괄하며 공기관, 학교 등의 공적 부문과 시민단체, 기업체 등 사적 부문의 영역을 연계한다. 여기서 성공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작동에 중요한 환경은 지역사회가 보유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정도라고 할 수 있으며, 네트워킹 과정은 그 자체로 사회적 자본의 형성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 한국의 경우

한국에서도 1980년대 초부터 헌법에서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명시하였고 1999년 3월에 광명시가 최초로 평생학습도시 선언을 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어 나갔다. 2015년 현재 전국 기초자체단제 226개 중에서 총 138개 지자체에서 평생학습도시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 제1차 평생학습진흥종합계획(2002~2006)에 이어, 제2차 평생학습진흥종합계획(2007~2012)을 수립하면서 전국의 지자체와 함께 적극 대응하고 있다.


<참고문헌>
김득영 편. 2006. 일본평생학습도시 프론티어. 서울. 학지사.
김종두. 2011. “평생학습도시 비교 분석: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연구 14(2). pp. 217-240.
양병찬. 2002. “지역을 살리기 위한 평생학습마을·도시 만들기”. 한국교육개발원.
양흥권. 2004. “지역혁신형 학습도시시스템 구축과정에 관한 연구: 일본 카케가와시의 평생학습도시 사례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박사학위논문.
한숭희. 2009. 학습사회를 위한 평생교육학. 서울. 학지사.
岡本包治·池田秀男 編. 1991. 生涯學習まちづくり. 第一法規出判株式會社.
Hutchins, Robert M. 1968. Learning Society.
Longworth, Norman. 2001. Creating Lifelong Cities, Towns and Regions. The Local and Regional Dimension of Lifelong Education. A European Policy Paper from The TELS Project.
Edwards. R. 1997. Changing places?: Flexibility, lifelong learning and learning society. London: Routledge.
Yarnit, M. 2000. Town, cities and regions in the learning age: A survey of learning communities. London: LGA Publication.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http://learningcities.uil.unesco.org)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http://www.kallc.or.kr/kr)

작성자: 이재성(성공회대학교 사회문화연구소)